1998년초 히브리서 제 16 강
영원토록 동일하신 예수님
말씀: 히브리서 13:1-25
요절: 히브리서 13:8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시니라.”
히브리서 저자는 이때까지 박해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그리스도를 버리고 유대교로 되돌아 가려고 하는 히브리 크리스천들에게 복음의 우월성과 절대성을 증거하고 복음신앙 위에 굳게 서도록 권면했습니다. 그리고 배교의 행위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가를 경고하고 끝까지 인내로서 믿음의 경주를 할 것을 권면했습니다. 무엇보다 저자는 어떤 상황 가운데서도 우리 믿는 도리의 사도시요, 대제사장이신 예수님을 깊이 생각하고(3:1), 예수님을 굳게 붙잡고(4:14), 예수님을 바라보도록(12:2) 권면했습니다. 히브리서는 실제적으로 12장으로 끝납니다.
히브리서 13장은 결론적 교훈으로서 실무적인 측면에서 여러 가지 추가적인 권면을 하고 있습니다. 본문은 저자가 어떤 특별한 주제를 가지고 쓴 것이 아니라 서신을 마치고자 함에 있어서 그동안 이야기 하지 못했던 부분을 단편적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많은 교훈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시니라”는 말씀이 우리의 심령에 감동을 줍니다. 저자는 히브리 성도들이 어떤 상황 가운데서도 굳게 붙들고 본받아야 할 분은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신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히브리서 성도들 뿐만 아니라 모든 신자들이 굳게 붙들고 본받아야 할 분은 이 예수님이십니다. 이 시간 이 예수님을 묵상하는 가운데 주님의 은혜가 우리의 심령에 충만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I. 여러 가지 실제적인 교훈들 (1-6)
1-6절은 신자가 가정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부딪히는 실제적인 문제에 대해서 잠언에 나오는 격언들처럼 단편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첫째, 형제 사랑에 힘써야 합니다 (1-3). 저자는 1절에서 가장 먼저 형제 사랑하기를 계속하라고 권면하고 있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모든 계명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 곧 형제 사랑으로 요약됩니다(막 12:18-31). 형제 사랑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절대적으로 지켜야 할 의무입니다. 형제 사랑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유언과 같이 강조한 제자의 윤리의 핵심입니다.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 사도 바울도 그 유명한 사랑 장에서 우리 믿는 자에게는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에서 제일은 사랑이라고 하였습니다(고전 13:13). 사도 요한은 형제를 사랑치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께 속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였습니다(요일 3:10). 그리고 형제를 사랑하되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오직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고 권면했습니다(요일 3:18).
그러나 이기적이고 각박한 세상에서 형제를 사랑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형제 사랑도 여유가 있어야 할 수 있지, IMF 시대에 ‘내 코가 석자’인 상황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는 마음의 문제이지 결코 상황의 문제가 아닙니다. 마음에 사랑만 있으면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형제 사랑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형제 사랑의 가장 큰 장애물은 무관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든 것이 정신없이 돌아가는 각박한 세상에 살면서 생존하기조차 바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기도해 주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 믿는 자들은 어떤 상황 가운데서도 “서로 사랑하라”는 주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형제 사랑하기를 계속해야 합니다. 형제를 사랑하기에 힘쓸 때 삶의 기쁨이 생기고 생활에는 행복이 깃들게 됩니다. 또한 형제 사랑하기에 힘쓸 때 나를 괴롭히고 못쓰게 하는 모든 인간 갈등이 사라지고 심령에 하늘 나라의 평화가 임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기 때문입니다(벧전 4:8).
2절에서는 손님 대접하기를 잊지 말라고 합니다. 초대교회 성도들 중에는 박해 때문에 혹은 복음 전파 때문에 이리 저리 돌아 다니는 자들이 많았습니다. 손님 접대는 핍박으로 말미암아 흩어져서 복음을 전하는 신자들에게 피난처와 안식처가 되었습니다. 「디다케」교훈집에 보면 초대교회에는 떠돌이 사기꾼들이 있었기 때문에 손님은 접대하되 사기꾼들을 조심하라는 권면이 나옵니다. 어쨋든 초대교회에는 손님 대접을 미덕으로 알고 손님 대접하기에 힘썼습니다. 저자는 손님을 접대하다가 부지중에 천사들을 대접한 자들도 있었다고 말합니다. 저자가 ‘부지중에’라고 한 것은 손님을 대접하면 혹시 천사들을 영접할 수도 있으니 그렇게 하라는 말이 아니라, 순수한 동기로 손님 대접을 해야 하나님께서 기뻐하신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 것입니다. 손님 대접은 아브라함이 그 좋은 예가 됩니다. 창세기 18장에 보면 아브라함은 자기 집에 찾아 온 손님들을 허리를 굽혀 겸손하게 영접하고 살진 송아지를 잡고 온갖 정성을 다하여 섬겼습니다. 아브라함과 사라는 손님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손님 중 한 분은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이셨고, 나머지 두 명은 천사들이었습니다. 아브라함과 사라가 손님들을 극진히 섬겼을 때 하나님의 축복이 그 가정에 충만히 임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오늘날 우리가 대접할 손님들은 어떤 자들이 있을까요? 우리에게는 선교일선에서 죽도록 수고하다가 본국에 잠시 들르는 선교사님들이 손님들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들을 따뜻이 맞이하고 할 수 있는대로 집으로 초대하여 최선을 다해서 극진히 대접하기에 힘써야 합니다. 그러면 선교사님들은 큰 위로와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선교사들이 사업이나 질병 등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본국에 자주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우리는 “또 왔구나” 생각하고 가볍게 대하기 쉽습니다. 선교사들이 끊임없이 본국에 왔다 가다 하다 보니 본국에서 선교사님들을 맞이하는 것이 형식화되기 쉬운 것을 보게 됩니다. 우리는 이들을 천사와 같이 생각하고 극진히 대접해야 합니다. 선교사들 뿐만 아니라 집이 시골에 있어 하숙생활을 하거나 신자의 공동생활을 배우기 위해 장막생활을 하는 자들도 손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손님 대접하기에 힘쓰게 되면 우리의 삶은 윤택하게 됩니다. 잠언 11:24,25절은 이를 잘 말해 주고 있습니다. “흩어 구제하여도 더욱 부하게 되는 일이 있나니 과도히 아껴도 가난하게 될 뿐이니라. 구제를 좋아하는 자는 풍족하여질 것이요 남을 윤택하게 하는 자는 윤택하여지리라.”
형제 사랑은 손님을 접대하는 것 뿐만 아니라 실제적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자들을 생각하고 돌봐 주는 것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3절을 보십시오. “자기도 함께 갇힌 것같이 갇힌 자를 생각하고 자기도 몸을 가졌은즉 학대받는 자를 생각하라.” 여기서 옥에 갇힌 자들은 복음을 전파하다가 갇힌 자들을 의미합니다. 이 말씀은 우리도 옥에 갇힌 자들이나 학대받는 자들의 위치에 있는 것같이 생각하고 돌보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도움이 필요한 약자들을 그리스도 안에서 한 지체라는 지체의식을 가지고 돌봐 주라는 것입니다.
둘째, 순결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4). 4절을 보십시오. “모든 사람은 혼인을 귀히 여기고 침소를 더럽히지 않게 하라. 음행하는 자들과 간음하는 자들을 하나님이 심판하시리라.” “모든 사람은 혼인을 귀히 여기라”는 말씀은 “모든 사람들 안에서 결혼이 명예로운 것(보배롭고 귀중한 것)이 되게 하라”는 것입니다. 당시 로마 사회의 성생활은 극히 문란하여 프리 섹스가 난무하고 이로 인해 길거리에 버려진 영아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로마가 멸망한 것은 성적인 타락 때문이었습니다. 결혼은 하나님이 창설하신 것이므로 거룩하고 신성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혼인은 명예롭고 보배롭고 가치있는 것이 되어 하나님께서 창설하신 거룩하고 신성한 상태로 유지되어야 합니다. 혼인의 신성함이 무시될 때 가정이 병들고 사회가 병들게 되고 결국에는 나라가 멸망하게 됩니다. 오늘날은 성이 상업화되어 침소를 더럽히는 것을 우습게 생각하는 시대가 되어 버렸습니다. TV에서도 시청율 때문에 ‘애인’과 같은 불륜의 관계를 미화시키는 드라마를 만들어 방영함으로써 혼인의 신성함을 무시하고 침소를 더럽히고 있습니다. 요즈음은 결혼전에 순결을 지키는 자들은 희귀한 천연기념물이라고 할만큼 성적으로 부패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음행하는 자들과 간음하는 자들을 하나님이 심판하신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혼인을 귀히 여기고 순결한 생활을 하기에 힘쓸 때 그 가정에는 천국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행복이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행복이란 부부간에 순결을 지키기에 힘쓰고 서로 귀히 여기고 서로 사랑할 때 자연히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셋째, 탐욕을 버리고 자족해야 합니다(5,6). 5a절을 보십시오. “돈을 사랑치 말고 있는 바를 족한 줄로 알라.” 돈을 사랑치 말라는 말씀은 정당하게 돈을 벌고 저축하는 것을 금하는 것은 아닙니다. 성경은 부를 축적하여 부자가 되는 것을 금하지 않습니다. 다만 부 때문에 하나님과의 관계성이 단절되고 이웃과의 관계성이 단절되어 그 영혼이 파멸에 이를 것을 경고합니다. 그리고 돈을 사랑하지 말고 부를 가치있게 쓸 것을 권면하고 있습니다. 디모데전서 6:9,10절은 말합니다. “부하려 하는 자들은 시험과 올무와 여러 가지 어리석고 해로운 정욕에 떨어지나니 곧 사람으로 침륜과 멸망에 빠지게 하는 것이라.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사모하는 자들이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써 자기를 찔렀도다.” 돈은 묘한 마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세상에서는 돈이 없으면 될 일도 안되지만, 돈이 있으면 안될 일도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들은 돈이 없으므로 인하여 무시를 당하고 쓰라린 고통을 겪을 때 현실적으로 믿을 것은 돈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돈을 의지하고 사랑하게 되고, 어찌하든지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하에 돈을 벌고자 눈물겨운 투쟁을 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돈은 우리의 사고와 삶을 지배하는 신이 되어 버리게 됩니다.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없는 것 같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면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참으로 많습니다. 돈으로 마음의 고독이나 허무, 불안이나 두려움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돈으로 우리를 괴롭히는 정욕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돈으로 죽음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고, 영생을 살 수 없고, 돈으로 천국에 갈 수 없습니다. 오히려 돈이 없으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을, 돈이 있음으로 인해 죄를 짓고 불행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돈이 화를 불러 일으켜 부자간, 형제간의 관계를 파괴시키고, 친구간의 우정에 금이 가게 합니다. 무엇보다 돈을 사랑하게 되면 영적 소원이 사라져서 하나님을 멀리하게 되고, 돈으로 인생을 즐기고자 하다가 죄를 짓고 고통하게 됩니다. 돈을 사랑하게 되면 이웃과의 관계성도 파괴되고 인간성마저 상실하게 되어 그 내면이 황폐하게 되어버립니다. 돈을 사랑함이 일만악의 뿌리가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돈을 사랑치 말고 있는 바를 족한 줄로 여겨야 합니다. 돈은 결코 사랑할 대상이 아니라 다스릴 대상입니다. 사람들은 돈을 버는 연구는 많이 하지만 돈을 쓰는 법은 연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돈을 가치있게 쓰는 것입니다. 돈이 죄를 짓거나 부정거래를 하는데 쓰여지면 그 돈은 검은 돈이 되지만, 돈이 생명을 살리는데 쓰여지고 가난한 사람을 구제하는데 쓰여지면 그 돈은 가치가 있게 되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영적인 아들 디모데에게 부자들에게 이렇게 가르치도록 권면했습니다. “네가 이 세대에 부한 자들을 명하여 마음을 높이지 말고 정함이 없는 재물에 소망을 두지 말고, 오직 우리에게 모든 것을 후히 주사 누리게 하시는 하나님께 두며, 선한 일을 행하고 선한 사업에 부하고 나눠 주기를 좋아하며 동정하는 자가 되게 하라. 이것이 장래에 자기를 위하여 좋은 터를 쌓아 참된 생명을 취하는 것이니라”(딤전 6:17-19).
우리가 돈을 가치있게 쓰려면 자족하는 마음을 배워야 합니다. 디모데전서 6:6-8절은 말합니다. “자족하는 마음이 있으면 경건이 큰 이익이 되느니라. 우리가 세상에 아무 것도 가지고 온 것이 없으매 또한 아무 것도 가지고 가지 못하리니 우리가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은즉 족한 줄로 알 것이니라.” 잠언 기자는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허탄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옵시며 나로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내게 먹이시옵소서. 혹 내가 배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여호와가 누구냐 할까 하오며 혹 내가 가난하여 도적질하고 내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까 두려워함이니이다”(잠언 30:8,9). 우리가 자족하는 법을 배우게 되면 여러 가지로 유익한 점이 많습니다. 자족하게 되면 탐욕에서 벗어나서 마음에 여유와 안식과 평화를 누릴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자족하게 되면 어떤 형편 가운데서도 불평하지 않고 범사에 감사할 수 있게 됩니다. 모든 일에 자족하기를 배운 사도 바울은 원망하고 불평할 수밖에 없는 열악한 감옥에서 이렇게 간증했습니다.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내가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내가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에 배부르며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빌 4:11-13).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자족할 수 있습니까? 히브리서 저자는 5b절에서 자족할 수 있는 비결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그가 친히 말씀하시기를 내가 과연 너희를 버리지 아니하고 과연 너희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셨느니라.” 우리 믿는 자들이 돈을 사랑치 않고 자족할 수 있는 비결은 인간적인 노력으로 인한 수양의 결과와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아버지가 되셔서 친히 돌봐 주실 것을 믿는 믿음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고 전폭적으로 하나님께 의탁할 때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책임져 주시고 돌봐 주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과연 너희를 버리지 아니하고 과연 너희를 떠나지 아니하리라”(신 31:6). 또한 예수님께서도 약속하십니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 6:33). 그러므로 우리는 담대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주는 나를 돕는 자시니 내가 무서워 아니하겠노라. 사람이 내게 어찌하리요”(6, 시 118:6).
II. 영적 지도자들의 믿음을 본받으라 (7-25)
7-17절에서는 신자들이 교회 생활을 하면서 가져야 할 자세와, 힘써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말해 주고 있습니다.
첫째, 지도자의 믿음을 본받으라(7,8). 7절을 보십시오. “하나님의 말씀을 너희에게 이르고 너희를 인도하던 자들을 생각하며 저희 행실의 종말을 주의하여 보고 저희 믿음을 본받으라.” 여기서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고 히브리 성도들을 인도하던 자들은 이미 작고한 교회 지도자들을 가리킵니다. 저자는 이미 작고한 교회 지도자들의 삶의 열매를 주의 깊게 살펴 보고 그들의 믿음을 본받도록 권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삶의 과정 과정은 속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열매는 속일 수 없습니다. 우리가 믿음으로 살게 되면 삶의 과정 과정은 실패할지 모르지만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인생의 결국에는 넉넉히 이기고도 남는 승리의 인생을 살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인생의 결국을 살펴 보고 영적 지도자들의 믿음을 본받기에 힘써야 합니다. 우리가 본받아야 할 영적 지도자들은 수없이 많습니다. 아브라함, 이삭, 야곱, 모세, 다윗, 베드로, 바울, 어거스틴, 루터, 칼빈, 웨슬레, 무디, 죠나단 에드워드, 주기철, 손양원 목사님 등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우리는 이분들이 어떻게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온전히 믿음으로 살았는가 그들의 믿음을 본받아야 합니다. 어떤 사람은 연애를 하고 싶으니까 야곱이 라헬을 사랑하여 연애 결혼을 하지 않았느냐고 하며 이를 본받고자 합니다. 또 아프리카와 같이 다처주의를 취하는 곳에서는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다윗도 많은 아내를 취하지 않았느냐고 말합니다. 이들도 인간이기 때문에 실수도 많고, 또 그 시대의 사람들이기 때문에 오늘날의 관점에서 볼 때 이해할 수 없는 면들이 많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실수한 것을 본받을 것이 아니라, 어려운 시대에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믿음으로 살고자 얼마나 몸부림쳤는가 하는 것을 살펴 보고 그들의 믿음을 본받기에 힘써야 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본받기에 힘써야 할 분은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유일한 우리 믿음의 대상이 되십니다. 작고한 영적 지도자들은 살아 있을 당시에는 큰 영향력을 끼쳤지만 현재 살아 있는 사람보다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없습니다. 사람이 죽게 되면 자연히 점점 그 영향력이 사라지게 마련인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경우는 전혀 다릅니다. 왜냐하면 예수 그리스도는 창조주 하나님으로서 작고한 영적 지도자들 속에서 역사하시고 존재하셨을 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의 마음 속에서도 여전히 역사하시고 존재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 죄를 위해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실 뿐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으로 죽음권세를 이기시고 부활하셨습니다. 그리고 승천하셔서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사 만왕의 왕으로서 영원토록 다스리십니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는 시대를 초월하여 모든 크리스천들의 믿음의 대상이 되십니다.
우리의 믿음의 대상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신 분이십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은 항상 살아 계셔서 변함없이 능력으로 역사하시기 때문에 우리를 실제적으로 도와 주실 수 있고 인도하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아무리 능력있는 자라 할지라도 늙으면 힘을 쓰지 못하고 무능하게 됩니다. 치매라도 걸리는 날이면 전혀 딴 사람이 되어버립니다. 학생 시절에는 그렇게 겸손하고 순수하던 사람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신앙의 순수성을 상실하고 목에 힘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변합니다. 변하는데 가만히 놔 두면 좋은 방향으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무질서하게 되어가는 엔트로피 법칙과 같이 좋지 않는 방향으로 변하게 됩니다. 다시 말하면 겸손한 사람이 교만하게 되고, 신뢰의 사람이 불신과 회의의 사람이 되고, 절대적인 사람이 상대적인 사람으로, 순수하던 사람이 지저분한 자로, 영적이던 사람이 세속적인 사람으로, 부지런하던 자가 게으른 자로 못쓰게 되어 버립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죄악된 자신과 싸우는 끊임없는 영적 투쟁이 필요한 것입니다.
인간만 변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사는 세상도 끊임없이 변합니다. 유행이 변하고 가치관이 변하고 사상이 변하고 삶의 양식이 변합니다. 그런데 세상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좋은 방향으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 좋지 않은 방향으로 변합니다. 18세기 이전까지만 해도 세상은 이성보다 신앙을 중시 여겼지만, 18세기에 계몽주의 운동이 일어나면서 모든 것을 이성의 잣대로 평가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1980년대까지만해도 세상은 동서 양진영으로 나뉘어져서 철저하게 이념이 지배하는 세상이었습니다. 그러나 구소련이 무너지고 공산주의가 붕괴되면서 이념의 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세상은 온통 자본주의, 곧 실리가 지배하는 세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탈리아의 유명한 사상가인 ‘움베르토 에코’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금 세계는 인류를 인도하는 정신적 지표를 상실하고 경제적 유일 사고의 지배하에 살고 있다.” 이 말은 지금 세계는 모든 것을 경제지표로 평가하는 경제가 가치의 전부인 시대로 전락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3차원을 추구해야 할 영적 인간이 1차원의 세계만을 추구하는 육적 인간으로 전락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모든 것이 나쁜 방향으로 변하는 이 세상에서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변하지 않으시는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계시다는 것은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모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그 인격이 변치 않으시고 그 능력이 변치 않으시고 십자가와 부활의 사역이 변치 않으십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언제나 겸손하시고 온유하셔서 자기에게 나오는 자를 용납하시고 피곤하고 지친 영혼에게 참 쉼과 안식을 주십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러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마 11:28,29) 또한 예수님은 누구든지 믿음으로 자기에게 나아오는 자를 불쌍히 여기시고 아무 값없이 죄사함의 은혜를 베풀어 새 인생을 살게 해 주십니다.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 가서 다시는 죄를 범치 말라. …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두움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예수님은 언제나 사랑이 풍성하셔서 자기에게 나오는 자를 다 품어 주시고 사랑해 주십니다. 또한 예수님은 언제나 창조의 능력으로 충만하시기 때문에 믿음으로 간구하는 자의 기도를 다 들어 주실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모든 면에서 우리가 본받기에 합당하신 분이십니다. 우리가 이 예수님을 본받고자 애쓸 때 우리는 점점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까지 성장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쓰신 믿음의 선배들은 한결같이 변화하는 세상에서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신 예수님을 본받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사도 바울은 자기에게 유익하던 모든 것을 다 배설물로 여기고 예수님 한분 만을 얻기 위해 전력질주했습니다. 그는 말년에 차가운 감옥에서 빌립보 성도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그 부활의 권능과 그 고난에 참여함을 알려 하여 그의 죽으심을 본받아 어찌하든지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에 이르려 하노니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라. 오직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좇아가노라”(빌 3:10-12). 토마스 아 켐피스는 「그리스도를 본받아」라는 유명한 책을 썼습니다. 신앙의 선배들은 그리스도를 본받기 위해 철저하게 육체의 정욕을 부인하고 영혼을 거스리는 세상의 모든 욕망과 피흘리기까지 싸웠습니다. 사막의 교부들은 모든 세속적인 것을 벗어버리기 위해서 적막한 사막에 들어가 금욕적인 생활을 하면서 예수님을 묵상하는 생활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아씨시의 성자인 성프란시스코는 부요한 포목상의 아들로 태어나 온갖 연락과 도박으로 방탕한 생활을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예수님을 만난 후 그리스도를 본받기 위해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가난한 생활을 했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생애를 읽어보면 너무나 세상과 담을 쌓고 금욕적인 생활을 하였기 때문에 거리감이 느껴지지만 우리가 깊이 배워야 할 점은 예수님을 본받기 위해 엄청난 투쟁을 했다는 것입니다. 우리 믿는 자들은 무엇보다도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기에 힘써야 합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기에 힘쓸 때 우리는 점점 내면이 강건하게 되어 죄악된 세상을 능히 이길 수 있습니다.
둘째, 영문 밖으로 그에게 나아가자(9-14). 9절에서 여러 가지 다른 교훈은 먹고 마시는 것과 관련된 구약의 음식법에 관한 교훈들을 말합니다. 레위기에는 부정한 짐승과 정한 짐승이 기록되어 있는데 당시 사람들은 구약의 음식법에 따라서 무엇을 먹고 안먹는 것이 영적으로 유익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기독교 진리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교훈입니다. 우리의 마음을 굳게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 곧, 믿음으로 되는 것이지, 공허한 종교적 교훈을 지킴으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10,11절은 레위기 16장에 기록된 속죄일에 제물을 먹지 못하는 제사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구약에서 제사를 드릴 때 번제물의 고기는 제사장의 몫이었습니다. 그러나 일년에 한번 있는 대속죄일(7월 10일)에 드리는 속죄제물의 고기는 제사장이 먹을 수 없었습니다. 짐승의 피는 대제사장이 성소에 가지고 들어가고, 그 육체는 영문 밖으로 가지고 나가 불살랐습니다. 이와 같이 예수님은 예루살렘 성문 밖으로 나가서 십자가에 못박혀 피흘려 죽으심으로 속죄 제물이 되셨음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도 자기 피로써 백성을 거룩케 하려고 성문 밖에서 고난을 당하셨느니라”(13:12). 이스라엘의 진영은 광야에서 성막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영문 밖은 저주받은 문둥이들이 배회하고 죄인들을 처형하는 분리와 죽음의 장소였습니다. 그러므로 영문 밖으로 나가는 것은 큰 능욕과 수치와 멸시를 의미했습니다. 아무 죄 없으신 예수님은 자신의 피로써 우리를 거룩케 하시기 위해 영문 밖으로 나가 고난을 당하시고 저주와 치욕과 죽임을 당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예수님의 능욕을 지고 예수님의 고난의 발자취를 따라가야 합니다(13). 영문 밖으로 나간 자는 영문 안에 거할 처소가 없는 것과 같이, 현세에는 임시적이고 장차 멸망할 도성 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는 자연히 영원한 도성인 하나님의 나라를 간절히 찾게 됩니다(14).
셋째, 찬미와 선행의 제사를 드리자(15,16). 15,16절은 우리가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항상 찬미의 제사와 선행과 구제의 제사를 드려야 함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구약에서는 주로 짐승을 잡아서 제사를 드렸지만 예수님께서 친히 하나님의 어린양이 되사 우리 죄를 위해 자신을 단번에 제사로 드리셨기 때문에 더 이상 그런 제사가 필요없게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예수님께서 베풀어 주신 사죄의 은혜에 감격하여 찬미의 제사만 드리면 되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실제 생활에서 선행과 구제에 힘써야 합니다. 이 같은 제사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십니다.
넷째, 인도하는 지도자에게 순종하자(17). 17절을 보십시오. “너희를 인도하는 자들에게 순종하고 복종하라. 저희는 너희 영혼을 위하여 경성하기를 자기가 회계할 자인 것같이 하느니라. 저희로 하여금 즐거움으로 이것을 하게 하고 근심으로 하게 말라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유익이 없느니라.” 7절은 과거의 영적 지도자들에 관한 말씀이라면, 17절은 현재 그들에게 말씀을 가르치고 인도하는 영적 지도자들에 대해 가져야 할 자세를 말해 줍니다. 지도자는 사람들 앞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장점보다 단점이 크게 보이고 그래서 비판하기 쉽습니다. 하나님이 세우신 지도자를 비판하고 불순종하고 대적하는 것은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습니다. 지도자가 잘못을 범하면 하나님께서 친히 간섭하시도록 하나님의 심판에 맡겨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우리가 지도자를 비판하게 되면 판단하는 큰 죄를 범하게 됩니다. 우리가 지도자에 대해서 비판하는 마음을 가질 때 말씀을 받을 수 없게 되고, 기도가 막히게 됩니다. 또한 자기도 하나님께로부터 판단을 받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를 인도하는 영적 지도자로 하여금 근심으로 이것을 하지 않고 즐거움으로 할 수 있도록 순종해야 합니다. 지도자도 약점이 많은 인간이기 때문에 순종하기 힘든 점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지도자를 하나님의 눈으로 보고 하나님께 순종하듯 하면 순종할 수 있습니다. 지도자에게 순종하는 마음을 가질 때 말씀을 받고 영적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 때 그 공동체는 영적 질서가 생기고 성령의 그릇이 든든히 이루어져서 성령의 역사가 있게 됩니다.
18,19절은 저자가 히브리 성도들에게 기도부탁하는 것이요, 20,21절은 축도입니다. “양의 큰 목자이신 우리 주 예수를 영원한 언약의 피로 죽은 자 가운데서 이끌어 내신 평강의 하나님이 모든 선한 일에 너희를 온전케 하사 자기 뜻을 행하게 하시고, 그 앞에 즐거운 것을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 속에 이루시기를 원하노라. 영광이 그에게 세세 무궁토록 있을지어다. 아멘.” 22-25절은 문안인사입니다. “은혜가 너희 모든 사람에게 있을지어다.”
이로써 히브리서 공부는 끝이 났습니다. 히브리서를 공부해 볼 때 우리의 마음 속에 한마디 깊이 남는 것은 예수님의 피입니다. 예수님의 피는 우리의 죄를 속하여 새 사람되게 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피는 우리로 하여금 공포와 두려움 없이 완전한 확신을 가지고 하나님께 나아가 거룩하신 하나님과 교제할 수 있게 하는 놀라운 능력이 있습니다. 우리는 허물과 죄가 많지만 예수님의 피의 은혜를 덧입을 때 죄 씻음 받고 순결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골고다에서 흘리신 피는 지금도 살아서 믿는 자의 마음에 능력으로 역사하십니다. 우리는 날마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의 은혜를 덧입어야 합니다. 그때 우리는 진정으로 승리의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내 주의 보혈은 정하고 정하다. 내 죄를 정케 하신 주, 날 오라 하신다. 내가 주께로 지금 가오니 골고다의 보혈로 날 씻어 주소서.” 예수님의 피의 은혜가 한 분 한 분의 심령에 충만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