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도서 서론
선한 일을 위하여 우리를 속량하시고
요절: 디도서 2:14
“그가 우리를 대신하여 자신을 주심은 모든 불법에서 우리를 속량하시고 우리를 깨끗하게 하사 선한 일을 열심히 하는 자기 백성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
1. 저자, 시기, 장소; 성경에서의 위치
사도 바울은 자신을 이 서신의 저자로서 소개합니다. 학자들은 A.D. 64년경 바울이 디모데전서를 쓴 동일한 시기에 이 편지를 썼다고 봅니다. 이 서신을 쓴 곳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디도서는 디모데전후서와 더불어 목회서신 중의 하나입니다.
2. 수신자: 디도
디도의 이름은 신약의 책 중에서 가장 먼저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갈라디아서에 처음으로 등장합니다. 갈라디아서 2:1-3에서 디도는 안디옥에서 예루살렘으로 가는 순례길에 바울과 바나바와 함께 동행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볼 때 바울이 일찍부터 디도를 훈련했던 것 같습니다. 디도는 안디옥 교회의 초기 이방인 회심자 중 하나였을 것으로 보입니다(행 11:19-21). 갈라디아서 2:3절은 디도가 헬라인이었으며 그리스도인이 된 후에도 할례 받지 않았음을 분명히 말해 줍니다. 디도는 오직 예수님을 믿는 믿음을 통해서만이 이방인이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중요한 예가 되었습니다.
이 편지에서 바울은 디도를 ‘같은 믿음을 따라 나의 참 아들 된 디도’ 라고 부릅니다(1:4). 바울은 유대인이고 디도는 이방인이지만 바울은 디도에게 엄청난 애정과 존경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울은 디도를 그라데에 남겨 두어 남은 일을 정리하고 각 성에 장로를 세우도록 하였습니다(1:5). 이 때문에 디도는 신약성경에서 유일하게 탁월한 이방인 목회자가 되었습니다.
고린도후서에서 디도는 매우 신뢰받는 지도자로 나타납니다. 바울은 고린도 교회의 소식을 듣기 위해 드로아에서 디도를 찾습니다(2:13). 고린도 교회에는 바울의 리더십에 대한 논쟁 외에도 많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울은 많은 사람들 중에서도 믿을만한 디도를 이 곳에 보내어 이 문제들을 다루도록 했습니다.1 마침내 바울이 마게도니아에서 디도를 만났을 때, 디도는 기쁨으로 고린도 교회의 회개 역사에 대해 보고했습니다(7:5-7:13b). 또한 바울은 실제로 디도가 시작한 예루살렘에 있는 주의 백성을 위해 고린도 교인들로부터 헌금을 모으는 일에 대해 디도에게 책임을 맡겼습니다(8:6; 롬15:25). 바울은 디도에게 고린도로 돌아가도록 요청하였고, 바울은 하나님께서 디도에게 바울 자신과 같이 고린도 성도들을 향한 간절한 마음을 주신 것을 보고 감사했습니다(8:16). 디도는 더욱 간절함으로 바울의 요청을 영접하였고, 자원하여 두 번째 고린도를 심방했습니다(8:17-18a). 바울은 디도를 ‘나의 형제’, ‘나의 동료요 너희를 위한 나의 동역자’(2:13;8:23)로 부릅니다. 거액의 연보 역사를 섬기는 디도의 충성스러운 청지기 자세는 많은 사람들의 신뢰를 얻게 되었습니다(8:20–21; 12:18). 마지막으로 디모데후서 4:10절에서 바울은 디도가 달마디아(오늘날의 크로아티아)로 갔다고 했는데, 아마도 그곳의 신자들을 섬기기 위해서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3. 그레데 섬(크레타)의 배경
그레데는 그리스에서 가장 큰 섬이요, 지중해에서는 다섯 번째로 큰 섬입니다. 그레데는 큰 산들과 온화한 기후,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섬입니다. 역사가들에 의하면 B.C. 2700년 즈음 이곳에서 고대 미노아(Minoans) 문명이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곳은 고도로 발달된 문명과 언어를 가지고 있었으며, 백성들은 섬의 곳곳에 궁전을 지었습니다. 이 궁전들은 쾌락주의로 가득했을 것입니다. 결국 그 사회는 B.C. 1600년경에 미케네(Mycenaens)에 의해 멸망했으며, 섬은 화산과 지진으로 고통했습니다. 문명의 쇠락기에 그레데인들은 매우 절망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크레타의 선지자였던 에피메니데스(Epimenides)의 말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그레데인들은 항상 거짓말쟁이며 악한 짐승이며 배만 위하는 게으름뱅이다.” 사도 바울 또한 그레데에서 사역한 후 “이 증언이 참되도다”라고 결론지었습니다(1:12–13a). 칼리마코스(Callimachus)의 제우스 찬가 8장(305-204 B.C.)과 Lucian’s Lover of Lies 3(cf. Timon6; ca.A.D. 120-180)의 전승에 따르면, 그레데인들이 항상 거짓말쟁이라는 것은 그들이 물론 신인 제우스가 죽을 수 없지만 무덤을 소유하고 있다고 주장한 데에서 잘 드러납니다.2
4. 집필 목적
바울과 디도는 그레데에서 함께 사역했습니다. 바울의 그레데 사역에 대해서는 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사도행전 27:7-8절을 보면 바울이 죄인으로서 로마로 가는 길에 이곳에 잠시 머무르게 됩니다. 그때 이곳에서 복음역사를 섬겼던 것은 분명 아닙니다. 집필 시기를 고려해 볼 때, 바울은 로마에서의 첫 번째 투옥 이후, 디도와 함께 그레데를 방문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 후 어떠한 이유였는지는 모르지만, 바울은 그레데를 떠나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디도에게 “남은 일을 정리하고 각 성에 장로들을 세우도록” 하기 위해 이 편지를 썼습니다. 디도는 거슬러 말하는 자들을 책망하고 바른 교훈으로 권면해야 했습니다(1:9,13; 2:1). 바울은 그레데 신자들이 존경 받을 만한 아름다운 믿음의 삶을 살기 원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비방을 받지 않고,” “우리 구주 하나님의 교훈을 빛나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2:5,10; 3:1–2,8). 바울은 특히 디도가 영적 권위를 가지고 가르치며(2:15), 어리석은 변론을 피하도록 권면합니다(3:9). 또한 이단에 속한 사람들에게 분명한 태도를 가지도록 가르칩니다(3:10–11).
5. 서신의 특징
1) 구원역사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 디도서의 첫 번째 색다른 특징은 1:1-3에 나타난 바울의 자기 정체성에 대한 비교적 긴 설명 부분입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로서의 자신의 목적을 분명히 말합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택하신 자들의 믿음과 경건함에 속한 진리의 지식”(1:1b)을 위함이며, 또한 영생의 소망을 확신케 하는데 있습니다(1:2). 바울은 구원역사에 있어서 하나님의 주권을 강조합니다. 하나님은 “택하신 자들”(1:1)을 선택하시며, 영원 전부터 영생을 약속하십니다(1:2). 그리고 자기 때에 사도 바울을 통해 복음을 나타내셨습니다(1:3).
2) 우리 구주. 디도에서에서 바울은 ‘우리 구주’라는 표현을 여섯 번 반복합니다(1:3,4; 2:10,13; 3:4,6). 이는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을 죄와 불법에서 구원하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2:11,14). 이 서신에서 바울의 신학은 매우 간결하게 나타나지만 다른 서신들과의 일관성을 보여 줍니다. 바로 우리는 오직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따라 구원 받았으며, 자기 자신을 내어주심으로 우리를 영원한 생명의 상속자로 삼으신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힘입어 의롭다 하심을 얻는다는 사실입니다(3:5a,7). 또한 바울은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로 하여금 경건하지 않은 것과 이 세상 정욕을 다 버리고, 경건함으로 이 세상에 살도록 가르침을 강조합니다(2:12). 바울은 또한 ‘중생의 씻음과 성령의 새롭게 하심에 의해 구원 받는다’(3:5b; 요3:3,5; 갈5:16)는 독특한 표현을 통해 우리는 오직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따라 의롭다 하심을 받고 깨끗함을 받았음을 설명합니다.
3) 디모데 전서와의 유사성. 디도서는 목회 서신인 디모데전서와 유사합니다. 어떤 학자들은 이 때문에 두 서신이 같은 시기에 쓰였을 것으로 믿습니다. 유사점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미쁜 말씀의 가르침을 그대로 지키고 바른 교훈과 믿음을 가지도록 권면합니다(1:9,13b; 3:3-8a; 딤전1:15-16,19a; 4:8-9). 둘째, 장로와 감독에 대한 자격(1:6–9; 딤전3:2–13). 셋째, 거짓 선생들과 그들의 가르침을 다루고 있다는 것(1:10–16; 3:9–11; 딤전1:3–7; 4:1–4; 6:3–5,20). 넷째, 다양한 지체들을 위한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한 실제적인 가르침(2:2–10; 딤전5:1–6:2a).
6. 주제
디도서의 주제는 “우리 구주 하나님”과 “예수 우리 구주”입니다(1:3,4; 2:10,13; 3:4,6). 하나님은 은혜로 구속역사를 시작하시고, 이루어 오셨으며, 완성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예수님을 우리 구주로서 보내셨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행한 바 의로운 행위로 말미암지 않고 오직 그의 긍휼하심을 따라 우리를 구원하셨습니다(3:5a). 하나님은 중생의 씻음과 성령의 새롭게 하심으로 우리를 구원하셨습니다(3:5b). 예수님은 모든 불법에서 우리를 속량하시고 자기 백성을 깨끗하게 하시기 위해 자신을 내어주셨습니다(2:14). 이것이 바울이 디도로 하여금 굳게 지키고 가르치도록 권하는 미쁜 말씀의 가르침과 바른 교훈입니다(1:9; 2:1; 3:8).
이와 관련된 디도서의 주제는 복음을 믿게 된 결과로서 “선한 일을 하는 것”입니다. 바울은 갈라디아서에서 행위가 아니라 오직 믿음으로 의롭다하심을 얻게 되었으며, 이는 율법주의에서 우리를 자유케 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디도서에서는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은 복음 신앙에 반드시 상응하는 기본적인 도덕성을 함양하기 위한 선한 일이 결과로 나타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두 서신에서 복음 메시지의 본질은 동일하지만, 사명지에서의 상황에 따라 바울의 강조점이 다릅니다. 디도서의 세 장에서 ‘선한’(좋은, good)이란 단어가 8번이나 반복됩니다. 우리는 “선행을 좋아해야 한다”(1:8). 우리는 “선한 일을 버리는 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1:16). “선한 것을 가르쳐야 하며”(2:3), “선한 일의 본을 보여야 한다”(2:7). “선한 일을 열심히 해야 하며”(2:14), “모든 선한 일 행하기를 준비해야 한다”(3:1). “조심하여 선한 일을 힘쓰게 해야 하며”(3:8), “좋은 일에 힘쓰기를 배워야 한다”(3:14).
바울은 여러 곳에서 ‘선한 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합니다. 첫째로, 선하지 않은 일에 대해 말합니다. 방탕한 것과 거슬러 말하고 순종하지 않는 것(1:6,9,16; 3:3), 술 취하는 것(1:7; 2:3), “거짓말쟁이, 악한 짐승, 배만 위하는 게으름뱅이”(1:12), “제 고집대로 하고, 급히 분내며, 구타하는 것”(1:7), “파괴적인 것”(1:11), “더러운 이득을 취하는 것”(1:7b,11b), “헛된 말고 속임수로 가득함”(1:10; 3:3), “마음과 양심이 더러움”(1:15), “비방”(2:3; 3:2), “거슬러 말함”(2:9), “훔침”(2:10), “경건하지 않음과 세상 정욕”(2:12), “여러가지 정욕과 행락에 종노릇함”(3:3), “어리석음”(3:3,9), “악독과 투기를 일삼고, 가증스럽고, 피차 미워함”(3:3b), “이단에 속함”(3:10), “부패하고 죄를 지음”3:11), “열매 없는 삶”(3:14).
바울은 또한 선한 일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책망할 것이 없는 것”(1:6,7), “한 아내의 남편”(1:6), “나그네를 대접하고, 의롭고, 거룩하며 절제함”(1:8), “신중함”(1:8; 2:2,5,6,12), “바른 교훈으로 권면하며 반대자들을 책망함”(1:9), “깨끗함”(1:15; 2:5), “절제하며 경건함…믿음과 사랑과 인내함에 온전함” (2:2; 1:13), “행실이 거룩함”(2:3), “남편과 자녀를 사랑함”(2:4), “집안 일을 하며 선하며 자기 남편에게 복종함”(2:5), “부패하지 아니함과 단정함과 바른 말로 가르침”(2:7b–8a), “자기 상전에게 순종하고 통치자들과 권세 잡은 자들에게 복종함”(2:9; 3:1), “참된 신실성”(2:10), “경건함”(2:12), “순종함, 다투지 말고 관용하며 범사에 온유함을 모든 사람에게 나타냄”(3:1–2),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을 준비함”(3:14). 바울은 우리가 이러한 것들을 ‘좋아하고’, ‘힘쓰고’, ‘조심하고’, ‘간절히 하도록’ 권면합니다. 바울은 선한 일을 하기 위해서 절제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1:8; 2:2,5,6,12).
선한 일을 할 수 있는 동기와 힘은 인간적인 노력이 아니라 예수의 복음을 영접할 때 생깁니다. 우리는 선한 일을 함으로써 구원을 얻지 못합니다. 오히려 구원이 우리가 선한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줍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대신하여 자신을 주심은 모든 불법에서 우리를 속량하시고 우리를 깨끗하게 하사 선한 일을 열심히 하는 자기 백성이 되게 하려 하심입니다”(2:14). 불행하게도, 하나님을 시인하지만 선한 일을 하는 데는 소원이 없고, 행위로는 하나님을 부인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1:16). 한 개인의 삶에 아무런 선함의 증거가 없다면, 그 사람의 복음 신앙에는 무언가 문제가 있습니다. 바울은 자기 의를 쌓게 하는 단순한 도덕에 대해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선한 행실로 가득한 삶을 통해 그리스도인은 우리 구주 하나님의 교훈을 빛나게 하고, 좋은 영향력을 끼치며, 주변 환경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것이 삶에서의 실제적인 복음전도입니다(마5:16).
7. 공부의 목적
오늘날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하지만 아는 것을 행하지 않습니다. 그들에게는 믿음을 통해 나타나는 선한 열매가 없습니다. 탁월한 교회 지도자들조차도 실족하고 넘어짐으로써 세상 사람들이 그리스도인들을 위선자로 여기게 됩니다. 소위 그리스도인들이 웃음거리로 전락하는 것입니다. 목회서신인 디도서 공부를 통해서 우리가 선한 삶을 살므로 예를 만들고 이를 통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축복을 나누어줄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도와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그리할 때 우리 주 구주 하나님의 교훈이 우리 시대에도 빛나게 될 것입니다.
8. 디도서 개요
I. 소개와 인사 (1:1–4)
II. 자격있는 장로와 감독자들을 세움 (1:5–9)
III. 그레데 교회의 거짓 선생들 (1:10–16)
IV. 복음을 수호하기 위해 선한 일을 행함 (2:1–10)
V. 실제 삶을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은혜 (2:11–15)
VI. 사회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가르침 (3:1–11)
VII. 맺음말 (3:12–15)
바울은 고린도를 방문하기 전에 고린도전서 서신을 집필했습니다. 물론 후에 고린도를 방문할 계획은 있었지만 말입니다. 그 이유는 하나님께서 당시 에베소에서 복음역사를 섬기는 유효한 길을 열어주셨기 때문입니다. 또한 에베소에서 대적하는 사람들의 문제를 다룰 필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고전 16:5-9). 후에 고린도후서에서 바울은 다시 고린도로 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 “너희를 아끼려 함이라”, “너희에게 근심 중에 나아가지 아니하기로 스스로 결심하였노니”라고 말합니다(고후 1:23; 2:1). 이것이 바울이 자기 대신에 디도를 보낸 이유로 보입니다.↩
Fee, Gordon D., 1988. 1 & 2 Timothy Titus, Grand Rapids, Michigan: Baker Books, p.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