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제 19 강
바리새인과 헤롯의 누룩을 주의하라
말씀 : 마가복음 8:1-26
요절 : 마가복음 8:15
“예수께서 경계하여 가라사대 삼가
바리새인들의 누룩과 헤롯의 누룩을 주의하라 하신대”
오늘 본문에는 예수님께서 사천 명을 먹이신 사건과 제자들을 심하게 책망하시는 사건이 나옵니다. 여기에는 제자들을 영적인 지도자로 키우고자 하시는 예수님의 소원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첫째, 영적 지도자로서 갖추어야 할 내면성이 무엇인가? 둘째, 영적 지도자로서 경계해야 할 악 영향이 무엇인가 배울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Ⅰ. 사천 명을 먹이신 예수님 (1-10)
예수님께서 사천 명을 먹이신 사건은 6장에서 오천 명을 먹이신 사건과 여러 면에서 비슷합니다. 그러나 본문을 자세히 살펴보면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른 점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1절을 보십시오. 그 즈음에 또 큰 무리가 있었습니다. 또 큰 무리가 있었다는 것을 보면 6장에서 나오는 무리와는 다른 무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데가볼리 지경을 통과하여 갈릴리 호수까지 오셨습니다. 이를 볼 때 주로 이방 땅에서 나아 온 무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가시는 곳은 유대인이나 이방인이나 할 것 없이 누구나 몰려들었습니다. 예수님은 세상 만민의 목자가 되십니다. 또 유대인이나 이방인이나 사람들의 근본 문제는 참 목자가 없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들은 목자의 사랑에 갈급하여 만사를 제쳐 두고 예수님을 사흘이나 계속 따라 다녔습니다. 이들은 배고픈 무리들입니다. 이들을 보시는 예수님의 심정이 어떠했습니까? 2,3절을 보십시오. “내가 무리를 불쌍히 여기노라. 저희가 나와 함께 있은지 이미 사흘이매 먹을 것이 없도다. 만일 내가 저희를 굶겨 집으로 보내면 길에서 기진하리라. 그 중에는 멀리서 온 사람도 있느니라.”
예수님은 큰 무리를 보실 때 부담스러워 하지 않으시고 불쌍히 여기셨습니다. ‘불쌍히 여기셨다’는 것은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솟아나는 동정심으로, 도와주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은 곧 예수님의 마음입니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있을 때 문제 많은 양들을 도와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예수님께서 무리를 불쌍히 여기신 이유는 육신의 배고픔 문제였습니다. 얼핏 생각하면 예수님은 인간의 육의 문제는 무시하고 영의 문제에만 깊은 관심을 가지고 계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현실 문제, 곧 세상을 살아갈 때 생기는 문제들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십니다. 예수님은 배고픈 인생 문제를 누구보다 잘 아시고 주기도문에서 일용할 양식을 위해서 기도하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육신의 질병도 고쳐 주시고 귀신들려 울부짖는 자도 고쳐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물질 문제, 건강 문제, 성격 문제, 학점 문제, 결혼 문제도 다 아시고 도와주십니다. 예수님은 인생들의 문제에 동참하셔서 함께 슬퍼하시고 함께 고통하시며 도와주시는 우리의 아버지가 되십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불러 “내가 무리를 불쌍히 여기노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이를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것은 제자들도 예수님의 마음을 알고 무리들을 먹이는데 동참하기를 원하셨기 때문입니다. 또한 제자들을 양무리들의 목자로 키우고자 하는 예수님의 소망 때문이었습니다. 예수님은 현재 제자들이 영적으로 어리다고 해서 무시하고 혼자서 모든 일을 하실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들이 장차 성숙한 하나님의 종들이 될 것을 믿고 그들과 의논하며 역사를 섬겨 나가셨습니다. 함께 의논하면 관심이 없던 자도 관심을 가지게 되고 자발적으로 역사에 동참하게 됩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대한 제자들의 반응이 어떠했습니까? 4절을 보십시오. “이 광야에서 어디서 떡을 얻어 이 사람들로 배부르게 할 수 있으리이까?“ 그들은 오천 명을 먹일 때는 지극히 부정적인 말만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어떻게 배부르게 할 수 있겠는가? 생각할 정도로 생각이 많이 진전되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목자의 심정에 감동을 받아 무리를 먹이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광야’라는 현실의 어려움이 그들의 앞을 가로막았습니다. 그들은 광야라는 현실 앞에 부정적이 되고 운명적이 되고 무기력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에게는 아직도 불가능한 현실에 도전하는 믿음의 용기가 없었습니다. 어떤 절망적인 현실 앞에서도 굴하지 아니하고 이를 타개해 나가고자 하는 불개미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들은 광야에서도 장미꽃이 피게 하고 반석에서도 샘물이 나게 하는 믿음의 비밀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광야라는 현실만 바라보고 예수님은 바라보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은 이런 그들에게 무슨 방향을 주셨습니까? 5절을 보십시오. “예수께서 물으시되 너희에게 떡 몇 개나 있느냐?” 예수님은 없는 것을 찾지 않으시고 그들에게 현재 있는 것을 찾아보도록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생각은 항상 밝고 긍정적입니다. 예수님은 불가능한 가운데서 어떤 가능성을 찾으십니다. 이것이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역사를 창조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우리는 역사를 창조하고자 할 때 항상 광야라는 현실에 부딪힙니다. 이 때 믿음이 없는 자는 절망하고 부정적이 되어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러나 믿음이 있는 자는 어떤 가능성을 찾고 믿음으로 도전합니다. 이 때 광야라는 현실은 오히려 믿음의 능력을 체험하게 합니다. 아무리 광야와 같이 불가능한 상황 가운데서도 믿음으로 찾아보면 떡 몇 개는 반드시 있게 마련입니다.
세계 선교 사명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신 지상 명령으로서 신자라면 누구나 감당해야 할 사명입니다. 또한 세상 만민들이 복음을 듣지 못하여 영적으로 죽어 가고 있는 것을 생각할 때 세상에 그 어떤 일보다 최우선적으로 감당해야 할 사명입니다. 그러나 막상 세계 선교를 감당하고자 할 때 광야라는 현실이 우리의 마음을 어둡게 합니다. 우리에게는 선교 일선에 나갈 꼬투리가 없습니다. 나간다 할지라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또 막상 나가려고 생각하면 두려움이 생깁니다. 이런 현실을 생각하면 심령이 답답해집니다. 그러나 우리가 낙망치 않고 기도하면 주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불가능한 가운데서 길을 여시고 또 모든 어려움을 이길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우리가 막막한 가운데서 할 수 있는 일은 기도입니다. 기도는 역사를 창조하고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놀라운 힘이 있습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있는 것을 찾았을 때 떡 일곱 개를 발견했습니다. 그들은 보잘 것 없지만 이것을 예수님께 드렸습니다. 칠병이어가 예수님의 손에 들어갔을 때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예수님은 이를 받으시고 축사하사 사천 명을 먹이셨습니다. 그리고 남은 조각 일곱 광주리를 거두었습니다. 하나님의 축복이 차고 넘쳤습니다. 예수님은 전능하신 하나님이십니다. 무리들에 대한 예수님의 목자의 심정과 제자들의 순종은 칠병이어로 사천 명을 먹이는 기적을 낳았습니다.
Ⅱ. 바리새인과 헤롯의 누룩을 주의하라 (11-26)
11절을 보십시오. 예수님과 제자들이 배를 타고 달마누다 지방에 이르자 바리새인들이 나와 예수님을 힐난하였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시험하여 하늘로서 오는 표적을 구했습니다. 이들이 하늘로서 오는 표적을 구한 것을 보면 예수님이 하나님께로부터 보내심을 받은 메시야이심을 표적을 통해 증명해 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지금까지 많은 표적을 행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표적을 행하시는 목적은 이를 통해 예수님이 바로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심을 믿도록 함이었습니다 (요20:31). 그러나 그들은 불신과 완악한 마음 때문에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지상 메시야관 때문에 예수님을 메시야로 영접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메시야의 표적을 구했습니다.
12절을 보십시오. 예수님은 이들을 인하여 마음 속에 깊이 탄식하셨습니다. 탄식이란 말은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노도처럼 치밀어 오르는 극한 슬픔과 실망과 분노’란 뜻입니다. 예수님은 표적 구하기에 익숙해 있는 그들을 인하여 심히도 슬퍼하시고 분노하셨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불신을 슬퍼하시고 외식을 슬퍼하셨습니다. 또한 그들의 교만을 슬퍼하시고 마음의 완악함을 인하여 슬퍼하셨습니다. 바리새인들은 그 시대를 대표하는 영적 지도자들이기 때문에 예수님은 그 시대를 깊이 염려하셨습니다. 예수님은 교만과 불신으로 가득찬 그들에게 표적을 주지 아니하시고 그들을 떠나 다시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가셨습니다.
예수님이 배를 타고 가시는 도중이었습니다. 제자들은 너무 배부르게 먹은 나머지 칠병이어로 4천명이 먹고 남은 떡조각 일곱 광주리를 가지고 오는 것을 깜박 잊었습니다. 그들에게는 떡 한 개밖에 없어서 당장에 저녁 식사가 염려되었습니다. 그날 식사 당번인 빌립은 울상이 되었습니다. 마침 이 때 예수님께서 경계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15절을 보십시오. “예수께서 경계하여 가라사대 삼가 바리새인의 누룩과 헤롯의 누룩을 주의하라.” 예수님은 제자들을 그 시대 지도자들의 악영향으로부터 보호하여 순수한 하나님의 종들로 키우시고자 이 경계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여기서 누룩은 좋지 못한 영향력을 말합니다. 예수님께서 왜 악영향을 누룩에다 비유하셨을까요? 누룩은 조금만 넣어도 밀가루 반죽 전체를 부풀게 하는 무서운 침투력이 있습니다. 이와 같이 지극히 작은 악영향이라 할지라도 순수한 성도들의 모임에 침투해 들어오면 모임 전체를 오염시켜 버립니다. 특히 악영향은 침투력이 매우 빠르기 때문에 빨리 제거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두 가지 종류의 악영향력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바리새인과 헤롯은 그 시대를 대표하는 지도자들입니다. 정치 지도자는 그 시대의 일군이요, 종교 지도자는 그 시대의 양심입니다. 지도자는 어떤 모양으로든지 그 시대에 영향력을 끼치기 마련입니다. 바리새인들은 종교 지도자들로서 백성들의 정신 세계와 영적 세계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또 헤롯은 정치 지도자로서 백성들의 일상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제자들은 바리새인들을 욕하고 헤롯을 미워했지만 자신도 모르게 이들로부터 악영향을 받기 쉬웠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이 힘써 이를 경계하고 악영향과 싸우지 아니하면 자신도 모르게 거센 탁류에 휩쓸려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이들의 악영향이 무엇입니까?
첫째, 바리새인의 누룩은 외식입니다. 7장에서 예수님은 그들의 외식에 대해 책망하셨습니다. 그들은 겉으로는 열심히 손도 씻고 목욕도 하며 깨끗한 체했지만 속으로는 불신자와 같이 온갖 탐욕이 가득하여 이중생활을 하였습니다. 이들은 양들로부터 섬김 받기는 좋아했지만 섬기는 생활을 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나쁜 영향력은 하나님 앞에 살지 않고 사람 앞에 사는 인본주의 신앙이었습니다. 이들은 사람의 계명으로 교훈을 삼아 가르치지만 하나님을 경배하지 않았습니다.
오늘날도 인본주의 신앙은 우리 믿는 자들에게 무서운 악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인본주의 신앙의 특징은 회개, 순종, 헌신, 사명, 절대성 등의 복음적인 단어들은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은혜, 축복, 자유 등의 단어만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자기 부인, 자기 십자가의 신자의 기본 생활은 무시하고 자기 원하는 대로, 편리한 대로 신앙 생활합니다. 신앙과 생활이 전혀 다른 이중생활을 합니다. 우리가 자기를 부인하며 자기 십자가를 지기 위해 애를 쓰다 보면 십자가 없이도 신앙생활을 잘 해 나가는 인본주의 신자들이 부럽게 보일 때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주일날만 교회 가고 자기 원하는 대로 하는데 왜 나만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이렇게 고생스럽게 신앙생활을 해야 하는가? 내가 비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 갑자기 십자가가 무겁게 느껴지고 심령이 피곤해 집니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고자 하기보다 적당히 요령껏 신앙생활을 하고자 하게 됩니다. 소감도 적당히 쓰고 1:1도 체면 유지할 만큼만 하게 됩니다. 십자가는 누구나 지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십자가가 없고 사명이 없는 신앙은 죽은 신앙입니다. 예수님은 자기를 따르는 자들에게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
둘째, 헤롯의 누룩은 음란과 불의입니다. 그는 동생의 아내를 취하였고 이를 책망하는 의인 세례 요한의 목을 베었습니다. 또한 권세를 남용하여 백성들을 임의로 다스렸습니다. 제자들은 불의한 헤롯을 비판하고 정죄하였지만 그들도 권위주의에 젖어 남을 섬기기보다 섬김 받기를 좋아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경계해야 할 헤롯의 누룩은 육신주의와 물질주의입니다. 오늘날은 사람을 평가하는데도 그 사람의 인격이나 인생관, 가치관보다 물질로 평가합니다. 돈만 많으면 대우를 받습니다. 또한 음란 문화가 온 세상을 뒤덮고 있기 때문에 육신주의 누룩에 쉽게 영향을 받습니다. 이런 누룩들은 우리의 복음적인 가치관을 뒤흔들어 놓고 세속화되게 합니다. 특히 우리 모임은 젊은이들의 모임이라 육신주의의 누룩이 침투하기 쉽습니다. 육신주의의 누룩에 물들게 되면 형제, 자매님들을 하나님의 거룩한 자녀로 보지 않고 연애 대상으로 보게 됩니다. 그러면 영적으로 한창 성장해야 할 나이에 성장하지 못하고 병든 병아리와 같이 시름시름 앓다가 믿음까지 잃어버리게 됩니다. 우리는 이 시대의 영적 지도자로서 이 세대를 본받지 않고 예수님을 본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이 세대에 복음적인 영향력을 끼쳐야 합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사명의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좇는 십자가의 용사가 되어야 합니다. 장차 이 시대를 감당해야 할 젊은 지성인들마저 세상의 누룩에 물들어 신앙이 타락해 버린다면 더 이상 소망이 없게 됩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양무리들의 목자요 하나님의 구속 역사를 감당할 지도자가 되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들이 누룩 없는 순수하고 진실된 믿음의 사람이 되기를 원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뒤를 이어 만민 구속 역사의 주인공이 되기를 원하셨습니다. 이런 소원 가운데 제자들을 부르셨고 예수님과 함께 있게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을 세상의 악영향으로부터 보호하며 또 그들이 적극적으로 예수님을 본받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제자들은 세상이 주는 악영향과 싸우며 적극적으로 예수님을 본받기 위한 투쟁을 해야 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믿음과 목자의 심정을 배워야 하며 예수님의 겸손과 섬김의 도리를 배워야 합니다. 예수님의 인격을 본받을 뿐만 아니라 그가 지신 사명의 십자가도 배워야 합니다. 십자가의 비밀을 깨닫고 십자가의 길을 가야 합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영적 지도자로 키우시기 위해 삼가 바리새인의 누룩과 헤롯의 누룩을 주의하라고 경계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의 형편은 어떠했습니까? 16절을 보십시오. 그들은 떡 생각만 하고 있다가 예수님이 누룩 말씀을 하시자 즉시 떡과 연결시켰습니다. 그들은 떡을 가져오지 않았기 때문에 예수님이 책망하시는 말씀으로 들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항상 “너희에게 떡 몇 개가 있느냐” 물으셨기 때문에 최소한 떡 다섯 개는 있어야 되는데 한 개밖에 없어 염려가 되었는지 모릅니다. 그들은 떡 생각 때문에 꽉 막혀 버렸습니다. 그들은 이 문제로 서로 의논했습니다. “제일 막내인 요한이 가서 가져와야 한다” “아니야 베드로가 모든 것을 책임지고 가져와야 한다” 하며 누가 가서 떡 광주리를 가져올 것인가 의논하였던 것 같습니다.
이들을 보시는 예수님은 심히도 답답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영적 깨달음이 없는 이들을 심하게 책망하셨습니다. 17,18절을 보십시오. “너희가 어찌 떡이 없음으로 의논하느냐 아직도 알지 못하며 깨닫지 못하느냐 또 기억지 못하느냐” 예수님은 마음으로부터 눈, 귀, 머리에 이르기까지 연발탄으로 그들을 사정없이 책망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병이어로 오천 명을 먹이신 사건과 칠병이어로 4천명을 먹이신 사건들을 상기시켰습니다. “내가 떡 다섯 개로 오천 명에게 떼어 줄 때에 조각 몇 바구니를 거두었더냐?” 그러자 그들은 힘없이 “열 둘이니이다”하고 대답했습니다. “또 일곱 개로 사천 명에게 떼어 줄 때에 조각 몇 광주리를 거두었더냐?” 그들은 “일곱이니이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예수님은 아직도 깨닫지 못하느냐고 책망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이렇게 심하게 책망하신 적이 없습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이들에게 영적 지도자로서 큰 희망을 두셨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들이 바리새인들로부터 악영향을 받아 불신의 죄악에 빠져 현실 문제로 염려하고 근심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얼마 전에 능력의 역사를 체험하고서도 염려하고 근심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이는 역사관이 없기 때문입니다. 역사관이 없을 때 과거의 사건이 현재 나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역사관을 가질 때 과거에 나를 도우시고 인도하신 하나님께서 현재도 도우시고 미래도 반드시 도와주시고 가장 선한 길로 인도해 주실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됩니다. 이 때 우리는 염려 대신 주님을 의뢰하고 기도할 수 있습니다.
22-26절은 예수님께서 소경을 고쳐 주시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를 단번에 고쳐 주시지 않으시고 단계적으로 고쳐 주셨습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보이는데 나무 같은 것이 걸어가는 정도로 희미하게 고쳐 주시고 그후에 만물을 밝히 보도록 하셨습니다. 왜 이렇게 하셨을까요? 이는 제자들을 염두에 두시고 제자들에게 희망을 주시기 위함이었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심한 책망을 듣고 절망했습니다. 깊은 불의에 빠졌습니다. 우리는 아무리 해도 무식한 갈릴리 촌놈들이라 할 수 없다는 운명 주의에 빠져 자학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잘못 택해 너무 고생하시는 것 같아 제자 생활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들에게 소경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주셨습니다. 제자들의 현재 영적 상태는 나무 같은 것이 걸어가는 것과 같은 희미한 상태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가 알 것 같기도 하고 또 실제로는 잘 알 수 없었습니다. 그들에게는 영적 세계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아리송하게 보였습니다. 예수님은 이런 그들이 언젠가 영적 눈을 떠서 영적 세계를 밝히 볼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 소망 가운데 영적으로 둔한 이들을 오래 참으시며 인내로 키우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예수님의 제자로 부르시고 부족하지만 이 시대의 양무리의 선한 목자요 영적 지도자로 키우고 계십니다. 우리는 제자들과 같이 믿음이 어리고 인격을 형성하고 가치관을 정립해 나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쉽게 외부로부터 영향을 받기 쉽습니다. 이 시대가 주는 악영향에 물들어 순수 복음 신앙을 잃고 쓸모 없는 사람이 되기 쉽습니다. 우리가 이 시대에 남은 자들로서 비복음적인 요소와 싸워야 하겠습니다. 음란 문화와 싸우고 물질주의와 싸워야 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십자가 없는 인본주의 신앙과 싸워야 하겠습니다. 더 나아가 힘써 예수님의 겸손과 목자의 심정과 사명의 십자가를 배워야 하겠습니다. 예수님의 전 인격을 배움으로 예수님을 닮은 위대한 영적 지도자요, 믿음의 아버지요, 기도의 어미로 자라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